Contents
제1장 대화를 거부하는 은둔형 외톨이 아들 12
제2장 만화가 미즈타니, 오픈 다이얼로그를
직접 체험해보다! 26
제3장 남편이 바람 피우고 있다! 38
제4장 오픈 다이얼로그의 5가지 축 63
제1의 축 지속적인 대화면 충분하다 65
제2의 축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67
제3의 축 개인이 아닌 팀으로 진행한다 69
제4의 축 환자가 치료자를 관찰하는 반영하기 71
제5의 축 하모니가 아닌 폴리포니 73
제5장 오픈 다이얼로그를 위한 준비 75
1. 시작하기 76
2. 듣기와 말하기 79
3. 반영하기 82
4. 마무리하기 90
제6장 오픈 다이얼로그의 실제 93
1. 설득, 논의, 설명, 심문, 조언은 하지 않는다 94
2. 체험을 부정하지 않는다 95
3. 모두 알고 있다는 식으로 쉽게 판단하지 않는다 96
제7장 오픈 다이얼로그, 이런 것이 궁금합니다 103
제8장 귀신에게 청혼받다! 118
제9장 타마키 선생님의 이야기 128
제10장 오픈 다이얼로그의 고향 핀란드에 가다 150
맺음말 174
칼 럼 | 오픈 다이얼로그 7원칙 64
하기 쉬운 실수들 98
방문 간호로 경험한 오픈 다이얼로그 102
역자서문
이 책은 한국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오픈 다이얼로그 입문서입니다.
그간 국내에서도 오픈 다이얼로그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일부 도서에서 오픈 다이얼로그를 잠시 소개하기는 했지만 온전히 오픈 다이얼로그만을 주제로 한 책이 출간되는 것은 놀랍게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보건사회 시스템이 ‘병리’에 대한 ‘관리’를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중에서도 의료기관은 ‘질병은 잘못되었으므로 치료한다’는 패러다임과 ‘비용 효과성’ 및 ‘신속성’의 압박하에 운영되고 있으므로 오픈 다이얼로그는 급진적인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이는 오픈 다이얼로그가 가장 극단적인 대화 양상이 표출되는 정신과적 위기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러합니다.
급성기 조현병 등 정신병적 상태에 빠진 환자들과의 대화는 효율적이지 못하기에 약물을 통해 신속하게 증상을 소실시키고자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정신건강 영역에 종사하는 분들의 상당수는 지나치게 과중한 노동을 하고 있는 데다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서비스를 유지해야만 하는 현실적인 이유들로 인해 일종의 ‘학습된 무력감’과 같은 것이 은연중 공유되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개인적인 사명감으로 오픈 다이얼로그를 시도한 분들이 계셨지만 지속성과 확산성을 얻지는 못한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작용하지 않았나 합니다.
하지만 오픈 다이얼로그가 내포하고 있는 철학이 타당하고 우리에게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히 이견이
없습니다. 치료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일부 구조화와 기술적인 측면을 가미하긴 했지만 오픈 다이얼로그의 본질은 ‘치료’보다는 ‘대화’입니다. 굳이 격식을 따르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 상황에 적용하는 데 유용한 대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 오픈 다이얼로그를 누구나 어떤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오픈 다이얼로그가 내포한 보편적인 대화주의(dialogism)에 기반한 것입니다. 이는 러시아의 철학자 미하일 바흐친이 제시한 “삶은 본질적으로 대화다. 산다는 것은 대화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묻고 귀를 기울이고 대답하는 것이 삶의 본성이다.”라는 명제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리고 바흐친은 “하나의 목소리는 아무것도 종결시키지 못하며,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최소한 두 개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로써 ‘독백’으로 가득했던 우리 삶의 방식이 ‘대화’로 옮겨가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일상이든 의료 현장이든 수많은 삶의 현장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독백은 해결을 지연시키고 대화는 해결을 촉진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화를 나누고 지속해야 할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의문들에 대해 오픈 다이얼로그는 그 각론마저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오픈 다이얼로그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오픈 다이얼로그의 전반적인 개념과 기술들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자인 사이토 타마키 씨는 오랜 기간 인내심 있게 은둔형 외톨이를 상담해온 전문가로서 자신의 경험 속에 원래의 이론을 풍부하게 녹여냈으며, 일본답게 만화를 통해 사례를 알기 쉽게 새로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서구의 이론과 형식을 저자가 일본 현실에 맞도록 조율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한국에서 어떻게 오픈 다이얼로그를 적용해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좋은 힌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항상 좋은 책을 출간해 주시는 북앤에듀의 신은주 대표님과 신규철 부장님, 깔끔하게 편집을 해주신 황인애 대리님께 감사드리며, 부디 이 책이 한국에 오픈 다이얼로그의 씨앗을 뿌리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2년 3월
송 후 림